개발자가 AI 비서를 1달 써본 솔직 후기 커버

“AI 비서가 내 대신 일해준다고?”

2월 중순, AI 에이전트를 서버에 설치하고 “내 비서”로 쓰기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솔직한 후기를 적어본다. 스포일러: 기대 이상인 부분도 있었고, 현실의 벽도 꽤 두꺼웠다.

왜 AI 비서를 쓰기 시작했나?

개발자로서 반복적인 일들이 꽤 많다. 서버 보안 점검, 블로그 포스팅, 로또 구매(웃기지만 진짜), 트레이딩봇 모니터링… 이런 걸 하나하나 수동으로 하자니 시간이 아까웠다. “이거 AI한테 시키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구체적으로 원했던 것들:

  • 매주 금요일 로또 자동구매
  • 블로그 포스트 자동 작성 + PR
  • 서버 보안 자동 점검
  • 트레이딩봇 시장 분석 자동화
  • 텔레그램으로 알림 받기

이 정도면 진짜 비서 아닌가?

AI 비서 세팅: 생각보다 험난했던 시작

AI 에이전트 서버 세팅 과정

Rocky Linux에서의 첫 삽질

서버 세팅 삽질기에서 자세히 다뤘지만, 요약하면 이랬다. Rocky Linux에 AI 에이전트를 올리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브라우저 연동이었다.

크롬을 서버에서 돌리려면 CDP(Chrome DevTools Protocol)로 연결해야 하는데, 처음에 크롬 확장 릴레이 방식을 시도했다가 리눅스 서버 환경에서 계속 연결이 끊겼다. 결국 --remote-debugging-port로 크롬을 별도 프로필로 실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한글 입력도 문제였다. IBus 환경변수가 안 잡혀서 브라우저에서 한글 입력이 안 됐고, Wayland 환경에서의 크롬 동작도 미묘하게 달랐다. 이런 사소한(하지만 치명적인) 이슈들을 하나씩 잡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다.

크론 잡 세팅

AI 비서의 핵심은 자동화다. 크론 잡을 이렇게 세팅했다:

주기 작업 설명
15분마다 시장 급변 감지 트레이딩봇 모니터링
4시간마다 시장 분석 AI가 뉴스+차트 분석
매일 07:00 보안 점검 서버 취약점 스캔
월/수/금 10:00 블로그 포스팅 경험 기반 글 자동 작성
금 19:00 로또 구매 자동번호 5장
월 09:00 로또 당첨 확인 결과 알림
수 08:00 주간 보안 점검 종합 리포트

한 달이 지난 지금 기준으로 약 10개의 크론 잡이 돌아가고 있다. 솔직히 처음엔 “이게 진짜 다 돌아가나?” 싶었는데, 대부분은 잘 동작한다. 대부분은.

잘된 것들: AI 비서의 빛나는 순간들

1. 블로그 자동화가 의외로 쓸만하다

블로그 포스트를 AI가 작성하고, 자동으로 GitHub PR까지 올려준다. 처음에는 “AI가 쓴 글이 쓸만하겠어?”라는 회의적인 시선이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물론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초기에는 전형적인 “가이드형” 글이 나왔다. “~하는 방법”, “~의 장단점” 같은 밋밋한 구조. 그래서 프롬프트를 경험담 스타일로 바꿨다. “내가 겪은 삽질”, “실패에서 배운 것” 같은 톤으로. 결과물의 질이 확 달라졌다.

한 달 동안 AI가 작성한 포스트: 약 30편. 물론 전부 내가 리뷰하고 수정한 후 머지했지만, 제로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 특히 기술 글의 코드 예시나 구조화된 내용은 꽤 정확했다.

2. 보안 점검 자동화

이건 진짜 편하다. 매일 아침 7시에 서버 보안 점검이 돌아가고, 문제가 있으면 텔레그램으로 알림이 온다. 처음 실행했을 때 보안 점수가 52점이었는데, AI가 제안한 대로 하나씩 고치니까 82점까지 올라갔다.

🔒 일일 보안 점검 결과
- Critical: 0
- Warning: 2 (trustedProxies 미설정, denyCommands 미완)
- Info: 1 (디스크 암호화 미적용)
- 점수: 82/100

수동으로 하면 귀찮아서 안 할 걸, AI가 알아서 매일 체크해주니 마음이 편하다.

3. 텔레그램 알림 시스템

자동화 결과 알림

AI 비서의 모든 결과는 텔레그램으로 온다. 로또 구매 완료, 보안 점검 결과, 트레이딩봇 분석, 블로그 PR 링크… 아침에 일어나면 텔레그램에 밤새 AI가 일한 결과물이 쌓여있다.

이게 진짜 “비서” 느낌이다. 내가 자는 동안에도 일하고, 결과를 보고해준다.

아쉬운 점: 현실의 벽

1. 브라우저 자동화는 아직 불안정

로또 자동구매 삽질기에서 상세히 다뤘지만, 웹 자동화는 아직 AI 에이전트의 아킬레스건이다.

동행복권 사이트처럼 안티봇이 강한 사이트에서는 크론 잡이 실패하는 경우가 잦다. 한 달 동안 로또 자동구매 크론이 3번 중 1번은 실패했다. 원인도 다양하다:

  • 서버 재부팅 후 크롬이 안 켜져서 타임아웃
  • 사이트 리뉴얼로 DOM 구조가 변경
  •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접속” 팝업
  • 예치금 표시 영역이 바뀌어서 잔액을 0원으로 오독

결국 크롬 자동시작을 @reboot crontab으로 설정하고, headless 모드로 전환하고, 크론 프롬프트를 계속 업데이트하는 등 땜질의 연속이었다. 자동화를 자동화하느라 수동으로 할 때보다 시간을 더 쓴 느낌이랄까.

2. 크론 프롬프트 관리의 늪

크론이 10개가 넘어가니 프롬프트 관리가 지옥이 됐다. 하나를 고치면 다른 크론과 충돌하는 경우가 생긴다.

실제로 겪은 사고:

트레이딩봇 크론의 워치리스트를 5코인에서 2코인(BTC, ETH)으로 줄였는데, 4시간 크론 프롬프트에는 옛날 5코인 목록이 남아있었다. 결과? AI가 XRP에 진입하고 DCA까지 세팅해버렸다. 급하게 전량 취소하고 매도했다.

이런 실수를 겪고 배운 교훈: 크론 프롬프트를 변경할 때는 관련 크론을 전부 동시에 업데이트해야 한다.

3. AI의 “자신감 넘치는 실수”

AI가 자신있게 틀리는 순간이 있다. 트레이딩봇에서 가장 치명적이었던 사례:

업비트에서 코인 잔고를 동기화하는 코드를 AI가 작성했는데, locked 필드를 무시했다. 지정가 주문이 걸려있는 코인은 balance=0, locked>0 상태인데, AI는 balance=0만 보고 “보유 코인 없음”으로 판단해서 포지션 데이터를 삭제해버렸다.

실제 돈이 걸려있는 건데! 다행히 업비트 실데이터 기반으로 복구했지만, 데이터 관련 작업은 반드시 사람이 검증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4. “Announce”와 “Send”의 함정

크론에서 텔레그램으로 결과를 보내는 방식이 두 가지가 있다는 걸 처음에 몰랐다:

  • announce 모드: 크론 결과가 자동으로 텔레그램에 전달됨
  • 직접 send: 크론 안에서 메시지 전송 API를 호출

처음에 둘 다 설정해놔서 같은 알림이 두 번 오는 참사가 벌어졌다. 크론에서 직접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면 권한 문제로 실패하기도 했다. 결국 announce 모드만 쓰는 게 정답이었다.

비용: AI 비서 운영에 얼마나 들까?

비용 분석

솔직한 비용 공개. 한 달 기준:

API 비용

항목 월 비용 (대략)
LLM API (메인 모델) $50~80
서브에이전트 (블로그, 분석 등) $20~30
뉴스 감성분석 $5~10
기타 (이미지, 검색 등) $5~10
합계 $80~130

인프라 비용

항목 월 비용
서버 (기존 인프라 활용) $0 (이미 보유)
도메인 연 $12 정도
합계 거의 $0

한 달에 약 10~17만원 정도 나간다. 솔직히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블로그 포스팅 30편 + 매일 보안 점검 + 트레이딩봇 24시간 모니터링을 사람이 하면 얼마일까? 그렇게 생각하면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

비용 절약 팁

한 달 운영하면서 찾은 절약법:

  1. 서브에이전트에 저렴한 모델 사용: 메인은 고성능 모델, 단순 작업은 가벼운 모델로
  2. 크론 주기 최적화: 15분→30분으로 바꿔도 큰 차이 없는 작업 찾기
  3. 불필요한 API 호출 제거: 감성분석이 실제로 효과가 없다면 꺼버리기 (실제로 껐다)
  4. 배치 처리: 여러 체크를 하나의 하트비트에 묶기

생산성: 정말 달라졌나?

생산성 변화

Before (AI 비서 없이)

  • 블로그 포스팅: 한 달에 1~2편 (의지력 소모)
  • 서버 보안: 생각날 때 가끔 (대부분 안 함)
  • 로또: 깜빡하고 안 사는 주가 많음
  • 트레이딩봇: 수동 모니터링에 지쳐서 방치

After (AI 비서와 함께)

  • 블로그 포스팅: 한 달에 30편 (리뷰만 하면 됨)
  • 서버 보안: 매일 자동 점검, 점수 52→82
  • 로또: 매주 자동구매 (가끔 실패하지만)
  • 트레이딩봇: 24시간 자동 모니터링 + 알림

체감 생산성은 확실히 올랐다. 특히 “귀찮아서 안 하던 일”을 AI가 대신 해주는 게 크다. 보안 점검이나 블로그 포스팅 같은 건 중요하지만 귀찮은 일의 대표주자인데, AI가 알아서 해주니까 실제로 실행이 된다.

다만 새로운 종류의 일이 생겼다. 크론 프롬프트 관리, AI 실수 수정, 자동화 디버깅… AI가 일을 대신하는 만큼 AI를 관리하는 일도 생긴 셈이다.

한 달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

😱 트레이딩봇 포지션 삭제 사건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AI가 실제 보유 코인의 포지션 데이터를 날려버렸을 때의 그 아찔함은… 자동화의 양날의 검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AI가 하는 모든 일을 신뢰하면 안 된다”는 교훈.

🎰 로또 자동구매 첫 성공

크롬 설정 삽질, 안티봇 우회, MutationObserver 대응… 온갖 고생 끝에 처음으로 크론이 알아서 로또를 사고 텔레그램으로 번호를 보내줬을 때의 쾌감. 5천원짜리 로또인데 마치 엄청난 시스템을 구축한 것 같은 뿌듯함이었다.

📝 블로그 30편 달성

혼자서는 절대 못 했을 양이다. AI가 초안을 써주고, 내가 경험과 맥락을 추가하고, 코드를 검증하는 분업 구조가 의외로 잘 맞았다. 물론 초기 글들은 품질이 들쭉날쭉했지만, 프롬프트를 다듬을수록 결과물도 좋아졌다.

🔐 보안 점수 52→82

AI가 제안한 보안 강화 조치를 하나씩 적용하면서 점수가 올라가는 게 게이미피케이션 같았다. SSH 하드닝, 방화벽 정리, 파일 권한 조정… 혼자서는 귀찮아서 미뤘을 일들을 AI가 체계적으로 정리해줬다.

AI 비서, 누구에게 추천하나?

추천하는 경우

  • 반복 작업이 많은 개발자: 보안 점검, 모니터링, 배포 같은 루틴 자동화
  • 사이드 프로젝트를 여러 개 돌리는 사람: AI가 기본적인 유지보수를 해줌
  •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발자: 초안 작성 + PR 자동화
  • 자동화를 좋아하는 사람: 크론 잡과 AI의 조합은 꽤 강력

추천하지 않는 경우

  • 비용에 민감한 경우: 월 10만원 이상은 각오해야 함
  • 100% 자동화를 기대하는 경우: AI 실수를 잡아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
  • 브라우저 자동화가 핵심인 경우: 아직 불안정한 부분이 많음
  • 서버를 직접 관리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 초기 세팅이 만만치 않음

다음 한 달의 계획

한 달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계획하고 있다:

  1. K8s 클러스터 구축: 6대의 노드로 쿠버네티스 클러스터를 만들고, AI 에이전트 팀을 올릴 예정. K8s 클러스터 구축기에서 시작했다.
  2. 트레이딩봇 전략 고도화: v3→v4로 진화 중.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3. 에이전트 팀 구성: 아키텍트, 백엔드, 프론트, DevOps 등 역할별 AI 에이전트를 K8s 위에서 돌리는 것이 최종 목표.
  4. 비용 최적화: 모델 선택과 크론 주기를 더 세밀하게 조정할 예정.

마무리: AI 비서는 “도구”다

한 달간 AI 비서를 써보면서 느낀 가장 큰 교훈은, AI 비서는 마법이 아니라 도구라는 것이다.

좋은 도구는 사용자의 능력을 증폭시킨다. 자동화를 잘 설계하면 AI 비서도 그렇다. 하지만 나쁜 설정으로 도구를 쓰면 사고가 난다. AI 비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핵심은:

  • 자동화할 것과 사람이 할 것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 AI의 출력을 항상 검증하기 (특히 돈이 걸린 일)
  • 실패를 전제로 설계하기 (크론 실패, AI 실수에 대한 폴백)
  • 점진적으로 자동화 범위를 넓히기 (한 번에 다 맡기지 않기)

한 달 전의 나에게 말해줄 수 있다면: “기대보다 잘 되는 것도 있고, 생각보다 안 되는 것도 있을 거야. 근데 한 번 세팅하면 진짜 편해. 다만 AI를 너무 믿지는 마.”

AI 비서와의 한 달은 그런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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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